성수동 프로젝트: 필요한 곳에 공간을 넣는 N.E.E.D

2022.08.02

도시문화 프로젝트의 첫번째 선정지이자 창조적인 문화가 샘솟는 도시, 성수에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성수문화복합발전소(가칭)’ 프로젝트!  

창의적인 업무 시설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상업 시설의 결합, 성수동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복합 시설을

기획하고 실현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함께 공간을 고민하고 만들어갈 파트너를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 함께한 네 곳의 건축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시태그 토크로 만나보세요.

필요한 곳에 공간을 넣는 N.E.E.D

엔이이디 건축사사무소는 ‘삶’의 불안정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일상의 이슈들을 진지하게 탐구함과 동시에 다양성을 받아들여 현실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스케일이나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건축, 도시, 랜드스케이프, 인테리어 등 경계가 없는 탄력적인 스펙트럼 안에서 작업을 합니다.

 

#N_E_E_D

‘N.E.E.D’는 우리 시대, 그러니까 지금 내가 살고있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건축을 설계하고 싶어서 문을 연 건축사무소입니다. 필요에 따른 어떤 새로운 공간들을 사이사이에 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NEED 스펠링을 하나씩 띄워 만든 이름이고요. 저희는 지금 미국과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대략 한 7천평에서 3만평 규모 위주의 작업들을 많이 했다면 지금은 가구 디자인부터 시작해 한 5천평 정도 규모까지 맡고 있고,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2~3백평에서 1천평 정도 내외로 진행해서 개인 건축주 분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

대표적인 프로젝트라면 처음 사무실을 개소해서 만들었던 상계동 프로젝트가 먼저 생각나네요. 도시에 아파트가 아닌 다른 대안으로써의 주거와 상업이 복합된 시설이 어떤 게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고요. 또 <마리끌레르> <싱글즈> 등을 펴내는 잡지사 더북컴퍼니의 사옥을 짓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잡지사로써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이런 것을 고민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음성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맥주 양조장 ‘코리아크래프트브루어리’ 건물도 재밌었던 프로젝트였고요, 그 외에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여럿 있는데, 도심의 주거를 어떻게 새롭게 해석할까라는 고민을 담아 단독주택 리모델링 했던 일원동 프로젝트 같은 것들이 맡았습니다. 

#소필지 #주거 #사무실

저희가 사무실을 마련하기 전부터 아파트의 대안으로써 도심 주거에 관심이 많았어요. 40~60평 정도인 서울 내 소필지 주거지, 지금은 원룸으로 많이 쓰는 부지에 대한 연구를 했거든요. 하다 보니 우리가 한번 그 지역에 들어가서 실제로 일하고 생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원동의 단독 주택 단지 안 주택을 하나 매입해서 사무실을 두고 제가 그 위층에서 직접 살고 있습니다. 저는 상당히 좋은데 제 와이프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서울의 주거에 대해 사람들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게 주로 아파트잖아요. 오랜 시간 아파트라는 공간에 주목하는 동안 소필지 공간은 꽤 많이 방치가 됐어요. 이런 곳들이 원룸화되면서 사람들이 잠깐 머물다가 떠나는 동네가 되고, 그러다 보니 동네라는 기존 개념이 없어지고 그냥 원룸촌만 남게 된 거죠. 집 주인이 사는 데는 겨울에 눈이 오면 집 앞을 열심히 치워요. 하지만 원룸으로 바뀐 단독 주택들은 안 치웁니다. 그런 동네의 분위기를 되살리는게 되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저 같은 경우 제가 사는 집과 일하는 공간이 통합된 거잖아요. 이제 완전히 이 동네에 뿌리를 내리게 된 거죠. 저희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쓰레기도 좀 치우게 되고 지나가다 어떤 꼬마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면 도와주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뭔가 자발적으로 동네를 관리하게 된다고 할까요. 자꾸 더 이웃을 도와주고 싶고, 내가 사는 공간이 좀 더 나아지면 좋겠고 그렇거든요. 그런 것들이 도시 공간에 좀 더 널리 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시 내의 거주 공간이 가져야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여기 들어와서 살고 있는 거죠. 

#탈트렌드 #오리지널리티

네오밸류에 대한 첫인상은 젊은 조직이고 어떤 트렌드나 그 특성이 굳어지지 않은 회사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어떤 방향성을 완전히 굳혀서 밀어붙이는 회사가 아니라, 이렇게 저렇게 한번 시도해보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것들을 계속 탐색하는 회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저희 사무소 디자인 방향하고 맞는 것 같고요. 저희도 일종의 트렌드를 쫓아가거나 어떤 사례들을 수집해서 그걸 보고 이번엔 이걸 한번 해볼까? 이런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일부러라도 설계를 시작할 때 비슷한 사례들을 찾지 않아요. 어떤 되게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저희로부터 시작한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려고 해요. 그런 저희 설계 성향과 네오밸류가 추구하는 지점들이 맞는 것 같아서 이 프로젝트도 해보면 재미있겠더라고요. 

#제조업지구 #성수

서울이 갖는 특징 중 하나는 도심 내에 제조업 관련 영역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거예요. 유럽이나 미국의 도시들은 이런 영역들이 외곽으로 다 밀려났는데 말이에요. 대표적으로 을지로, 성수동이 제조업 지역인데, 특히 성수동은 한강과 인접해 강북과 강남의 딱 중앙에 위치해 있어요 또 을지로는 인쇄업 위주로 하나의 특징적인 영역들이 과다하게 퍼져 있는 데 비해 성수동은 다양한 분야의 제조업들이 포진해 있어요. 그게 휩쓸려 나가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살아있고, 그 와중에 성수동이라는 동네가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영역들이 계속 덧씌워지고 있거든요. 옛날 조직이 살아있는 가운데 카페나 화장품 회사 등 새로운 레이어들이 덧씌워져 다양한 도시 레이어들이 겹쳐진 형태예요. 그런 것들이 이질적으로 보이고 서로 충돌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라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거꾸로설계

기획한 건물 시설에 대해 저희는 좀 거꾸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이 이 공간을 쓰게 될지 그 부분에 맞춰 설계를 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우리가 어떤 특성을 갖는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이 특성을 사람들이 어떻게 발견해 줄까 이런 생각으로 설계를 하고 있어요. 성수동에 지어지는 건물은 일반적인 오피스 건축 계획이라든지 오피스의 이면 아니면 상업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강한 공간적인 특성을 갖게 만들어주고,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직접 가치를 발견하게 만드는, 그렇게 만났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공간이 잘 팔릴까? 누가 쓸까?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할까? 이렇게 접근하다 보면 일반적인 해법으로 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면 사용자가 바뀌더라도 그 가치는 사라지지 않거든요. 지금은 상업 공간이지만 나중엔 공장이 될 수도 있고, 다시 조경 공간이 될 수 있고, 전혀 다른 용도로 쓰이더라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 공간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에 집중하는 게 설계자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물의표정

저희가 생각하는 프로젝트 건물은 유형을 정의하기 어려운 건물이 될 것 같아요. 건축가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결국은 뭔가를 지어야 하는 것이거든요. 네오밸류의 성수동 부지는 땅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이 되게 많은 곳이에요. 그리고 그 땅을 도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들도 다양해서 건물을 경험하는 그 포인트들이 흥미로운 땅이에요. 다양한 씬을 가지는 공간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도시가 가진 다채로운 표정들을 여러 시선에서 받아줄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 사이트가 가진 특성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충돌

저희는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성수동의 이렇듯 다양한 도시적 경험을 어떻게 건물 안에 담아 사용자들이 발견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또 성수동의 특징 중 하나가 오래된 거대 구조물, 낡은 거대 구조물에 과격할 정도로 자연을 충돌시키는 방식을 쓰고 있거든요. 낡은 구조물에 새로운 요소를 넣을 때 어떤 프로그램을 삽입하는 게 아니라, 자연을 끼워 넣어 구조물이 주는 차가움을 보완하고 사람들의 동선을 유도하면서 휴식 공간을 만들어내 조경을 입체적으로 건물에 담아내는 전략을 취하려고 합니다.

#연결고리

일단 건물이 완공되면 사람들이 ‘아, 다르다!’ 했으면 좋겠어요. 다르다는 것과 새롭다는 건 다른 이야기거든요. 또 저는 이 공간이 대로변과 낮은 건물이 많은 지역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저희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건물이 만들어진 후의 풍경을 궁금해하고 있거든요. 이 건물로 인해서 어떤 파급 효과가 생길지, 그만큼 울림이 커요. 공간이 주는 파워가 분명 있을 테니까요. 그 덩어리가 주는 파워라고 할까요, 이상적으론 공간이 항상 가볍길 바라는데 건물은 태생적으로 무거움을 갖고 있어요. 그 공간이 갖는 무거움, 덩어리가 주는 어떤 존재감? 그런 것들이 되게 클 거예요. 중앙에서 바위덩어리처럼 존재감만 뿜어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연결하는 중요한 존재가 되길, 후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6월 26일 최종 제안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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