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프로젝트: 서로 아키텍츠, 공간과 사람의 ‘서로’ 상호작용

2022.07.25

도시문화 프로젝트의 첫번째 선정지이자 창조적인 문화가 샘솟는 도시, 성수에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성수문화복합발전소(가칭)’ 프로젝트!  

창의적인 업무 시설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상업 시설의 결합, 성수동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복합 시설을

기획하고 실현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함께 공간을 고민하고 만들어갈 파트너를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 함께한 네 곳의 건축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시태그 토크로 만나보세요.

공간과 사람의 '서로' 상호작용

서로아키텍츠는 건축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 개인과 건축물, 도시, 지구에 이르는 포괄적 환경을 대상으로 서로에 대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를 조화시킴으로서 지속가능한 건축환경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서로의 철학입니다.

#서로아키텍츠

‘서로 아키텍츠’의 ‘서로’는 말 그대로 상호작용에 주목한 설계를 하자는 마음을 뜻합니다. 우리가 하는 건축 작업들, 물리적인 대지나 면적 같은 것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나중에 결과물인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환경을 디자인하자는 욕심까지 아우른 이름이죠. 

#서울스퀘어

저희의 대표 프로젝트라면 회사를 설립하기 전 참여한 ‘서울 스퀘어’ 메인 빌딩을 리모델링한 작업인데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설계부터 공사 현장 참여까지 하면서 저를 갈아 넣은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웃음). 희로애락을 맛본 작업이었던 만큼 그때의 현장이 제겐 터닝 포인트가 되어서 지금, 그리고 제가 앞으로 하려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깨닫게 해줬어요. 이후로는 크지 않은 규모의 작업들도 진행하고 있고요, 야간 내부 공간 설계에 특화한 기술력도 터득하게 됐죠. 

#조직문화 #인테리어

저희 서로 아키텍츠가 다른 설계사무소와 좀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기업들의 업무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점인 듯해요. 일반적인 인테리어가 아닌, 어떤 조직 문화의 혁신을 꾀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때 그걸 받쳐줄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그 고민을 함께하고 조성하는 일을 하는데, 최근 SK D&D의 업무 공간을 맡은 적 있습니다. 그 회사에서 고민했던 부분이 늘어나는 인원에 대한 공간 확충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관찰을 해보니 오전에는 대부분 자리가 차 있는데 오후가 되면 외근 등으로 반 정도 비어있더라고요. 그래서 공간을 늘리지 말고 자율좌석 예약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적이 있어요. 그날그날에 따라 다 다른 자리, 다른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 하자, 네 개 업무 공간을 직관적으로 업무 스타일에 따라 분류해서 ‘라이브러리’, ‘팩토리’, ‘홈 오피스’, ‘갤러리’로 나눠 이름을 붙였어요. 회의실이나 휴게실도 그런 식으로 공간 별 콘셉트를 잡아 조성하니까 아무래도 공간이 바뀌면서 직원 분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주 세미나가 생기고 보다 생동감 있는 조직 문화로 변화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 세대가 바뀌며 우리가 사용하는 업무 툴도 바뀌고 기술도 바뀌면서 조직 성격도 달라졌습니다. 과거엔 수직적 위계의 조직 문화였다면 지금은 그렇게 일하면 회사가 망하겠죠.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성수동프로젝트

일단 이 정도 규모의 일을 따고 싶은 맘이 제일 컸죠(웃음). 이곳의 핫플인 카페 ‘어니언’이 막 생겼을 때도 와보면서 평소 성수동이라는 동네에 관심이 많았어요. 나라면 어떻게 설계안을 낼지도 궁금했고, 어디까지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도전 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처음에 프로젝트 의뢰가 왔을 때 ‘네오밸류’라는 회사가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가 참 흥미로웠어요. ‘아, 역시 이제 부동산 개발사 쪽에도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구나’ 싶었죠. 우리 모두가 목표로 하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그걸 제대로 실행에 옮겨줄 수 있는 회사라는 믿음이 들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모자모양땅

처음 네오밸류 성수동 부지에 대한 인상은 모자 같다는 거였어요. 정면에 좁고 긴 상가 두 개가 있어서 그 부지 자체로 재미있었어요. 또 성수동에 지식산업센터 같은 공간도 많이 생기는데, 준공업 지역이다보니 사실 필지 단위가 커서 대형 건물들이 많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인데요. 만약 그렇게 되면 이 공간 자체의 매력은 떨어질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네오밸류의 부지는 여러 필지를 합해서 만든 거라 이 특성을 잘 살리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건폐율이나 기타 등등 이슈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땅이지만요. 모자 형태의 땅 특성을 살리면서 저층부에서 어떻게하면 다이내믹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수많은 대안들을 검토하면서 찾고 있죠. 

#혼종매력

이보다 다양한 지역이 또 있을까요? 저희가 본 성수동의 지역적 특성을 딱 하나 꼽으라면 모든 것이 혼합되어 있는, 서울에서 가장 다양성이 깃든 지역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이 다양성이 혼재된 상태 그 자체를 아름답게 볼 줄 아는 안목이 생긴 시대라고 봐요. 어떻게 이 혼재된 지역적 성격을 유지하면서 개발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민간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공공 지원 정책과 함께 해 나가야 할 일이죠. 현재 있는 수제화 거리라든지 인쇄소, 공업, 제조업 등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즐길 것들을 만들어야 해요.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즐길 공간들이요. 

많은 지역들이 고급화 전략을 쓴다면 사실 그 동네에 살던 주민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어지거든요. 커피 한 잔, 밥 한 끼 사 먹기 어려워지잖아요. 임대료 문제도 있겠지만 그럼 지역민들은 떠나게 돼요. 현재 성수동은 수평적, 수직적인 다양성이 뒤섞여 있어서 이 안에 담긴 콘텐츠 자체가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곳이에요. 이 특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바이탈리티

건축가로서 잘게 쪼개질 수 있는 상업공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형 매장이 들어오는 순간 기존 지역의 성격들이 훼손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정도 유연성은 갖지만 상업 공간에선 다양하고 입체적이면서 작은 점포들도 입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꼭 상업 공간이 아니더라도 제가 설계를 할 때 신경 쓰는 것은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건물 안과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전달될 수 있게끔 시각화하려고 해요. 이런 사람 간에 교감이 흐르는, 바이탈리티가 있는 건물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저층 공간을 만드는 게 상업공간에선 무척 중요하다고 봅니다. 

#성수코뮌

저희는 성수동을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한 성격을 가진 지역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IT, 예술, 상업 또 다양한 세대들이 공존하는 다양성이 있고요. 그런 개인의 취향 존중과 삶의 가치, 삶의 질 같은 디테일한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저희가 뽑아낸 이번 공모의 콘셉트 키워드는 ‘성수 코뮌’이에요. 코뮌은 중세시대 프랑스에 있던 주민 자치지역인데, 성수동에서 그런 독립적인 개인들이 활동하는 지역이란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처럼 저희 건축 공간 역시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면서도 느슨하게 연결된, 공존하는 공동체와 같은 성격의 공간들로 구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셜벤처밸리

테헤란로는 벤처밸리라고 하는데, 성수동은 소셜벤처밸리라고 하더라고요. 앞에 ‘소셜’이 붙는 거죠. 어쨌든 성수동은 사회적이고 공익적인 기업의 성격을 띠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가령 그런 기업들이 건물에 입주한다고 생각했을 때, 저흰 기본적으로 모든 업무 공간에서 외부 공간을 조금씩 다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사회적 기업들의 특성상 외부와 협업하고 커뮤니케이션 해야할 일이 많을 테니까요. 조금 더 서로 교류하고, 이해하고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공용 공간들의 쓰임을 고려해 공용부와 전용부 공간의 관계성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아이디어를 많이 발전시켜 보려고 합니다. 

#친근한_공간

사실 전 사람들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서 어떤 공간 안에 있을 때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고, 내가 전체 공간 안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 드는 공간을 좋아해요. 그래서 좀 입체적이고 다이내믹한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그러려면 사람들에게 그 건물이 친근해야하거든요. 어떤 건물들을 보면 좀 배타적인 성격을 갖는 건물들도 있어요. 무의식 중에 ‘당신은 되는데, 당신은 안 돼’ 이런 느낌을 주는 곳들이요. 그런 것보다 그 곳 지역 주민들이나 외부에서 놀러 온 사람들이나 이 건물에 입주해 일하는 분들 모두 아주 환영 받는 느낌이 드는 그런 진입 공간이나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게 테헤란로도 아니고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성수동에 있는 건물이라는 직관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외관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6월 26일 최종 제안서 발표

서로 아키텍츠의 아이디어 엿보기